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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팩트 보고서]
– 중동 위기로 인한 화석연료 가격 급등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경제적 타격을 준다.
– 재생에너지는 발전 비용 상승과 환율 상승 등 에너지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지정학적 위기는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 전 세계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및 전기화 등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 투자의 두 배에 이르렀다.
– 다만,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가스 수입선 다변화, LNG 인프라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
– 실증 데이터와 연구분석 종합 결과, ‘중동 위기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한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

[검증 이유]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3월 30일 제주 한라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다. 사실 저도 잠이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은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며 “사실 자체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수입을 쫓다 보니 지금 저 모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그는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하자 3월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신속하게, 대대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라고 말한 바 있다.
중동전쟁으로 야기된 경제 충격을 줄이려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 대거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의 전쟁은 그가 혐오하는 청정에너지 부문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부 장관들이 아세안 회의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역에너지 안보와 회복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정도로 높은 걸까? 과연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 안보를 높일 수 있을까? 국제기구 및 국가별 데이터와 학술연구들을 통해 검증했다.
[검증 내용]
1. 원유 71.5%, 가스 14.9%가 중동에서 들어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이라크,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로다. 세계 최대의 원유·LNG 해상 수송로이기도 하다. 세계 원유의 26%, LNG의 22%가 이곳을 지난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E3G이 2025년 1분기의 전 세계 원유 및 LNG 해상 교역을 분석한 결과다.
E3G는 2026년 3월 발간한 ‘공급 확보를 넘어: 석유·가스 수입국의 해상 운송 전략 병목지점 리스크’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해상 운송 전략 병목지점(chokepoints)’ 교란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원유 중 약 71.5%를 중동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들여온다(한국석유공사, 2024년 국내 석유수급 통계).
이에 비해 한국의 가스 수입국은 분산되어 있다. 한국가스연맹의 국내 LNG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 국내 LNG 공급은 호주가 2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동 국가인 카타르는 14.9%였고 그 외 말레이시아(14.5%), 인도네시아(10.9%), 캐나다(7.4%) 비중이 높았다.

2. 중동전쟁 한 달 만에 가스 가격이 91% 급등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한 달 동안,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와 가스 가격은 70~90% 이상 상승했다. 공격 전날인 2월 27일 100만BTU당 11.47달러였던 LNG 현물가격(JKM 기준)은 3월 30일 20.4달러로 약 91% 급등했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1달러였에서 125달러로 약 75%로 올랐다.
가스 가격이 오르자 대체재인 석탄 수요가 늘었다. 글로벌 석탄 가격의 표준 지표이자 한국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 뉴캐슬(Newcastle) 유연탄 선물 가격은 2026년 2월 28일 톤당 약 115.8달러였던 것이 3월 30일 145달러로 약 25% 상승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발전사들이 가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 발전을 늘린 탓이다.

3. 한국의 에너지공급에서 화석연료는 83.5%, 수입에너지는 93.7%를 차지한다.
화석연료 가격 상승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뿐 아니라 경제 기반도 흔든다. 한국은 화석연료 의존도,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둘 다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통계월보 2026년 3월호에 따르면 2026년 1월 한국의 일차에너지공급량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3.5%, 수입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에너지 수입의존도)은 93.7%였다.

4. 수입의존도가 높은데 화석연료 가격이 올라가면 환율 상승이 일어난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면 환율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달러 표시로 거래되는 화석연료 가격이 장기간 급등하면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연간 수입액이 급증해 외환보유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에 따르면 일본·한국·필리핀 등 아시아의 석유·가스 순수입국들은 2022년에 러·우 전쟁 발발 후 통화가치(미국 달러 대비)가 하락했다. 이 국가들은 이란 분쟁 발발 후에도 첫 7일 동안 2020년 이후 최대폭의 통화가치 하락 즉 환율 상승을 겪었다.
실제로 미국의 이란 공격 전일인 2월 27일 1달러(USD) 당 1466.5원이던 원화 환율은 일주일 후인 3월 6일 1485원으로 올랐다. 트럼프가 ‘대대적 공격’ 연설을 한 4월 2일(한국시간)에는 장중 한때 1524.1원까지 올랐다. 이날 종가는 1519.7원이었다.
수입국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비용이 증가하고, 에너지 가격 하락 후에도 환율 약세가 지속돼 에너지 수입 비용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IEEFA와 트랜지션 제로(Transition Zero)가 2023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에너지 위기 후 약화된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는 국제 LNG 가격이 하락한 후에도 지속돼 소비자들이 높은 가스발전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5. 가스 가격 상승은 발전비용을 높여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온다.
IEEFA는 2026년 3월 12일 발표한 브리핑자료에서 LNG 가격이 50% 오르면 가스 발전 비용은 32~37%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태양광 발전 비용은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여 자본 비용이 100bp(베이시스포인트) 증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3% 오르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1기가와트(GW)가 약 4조 원 상당의 LNG 수입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IEEFA는 1GW의 태양광 용량이 연간 16만 톤(MTPA)의 LNG 수요를 잠재적으로 대체해 현재 가격(3월 중순) 기준으로 연간 1억2800만 달러, 태양광 발전소의 수명기간 동안 30억 달러(한화 약 4조 원) 이상의 LNG 수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과 환율 상승은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산업, 국영 에너지기업의 재무를 악화하는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IEEFA는 “2022년, 한국의 국영 전력회사(state-owned utility)인 한국전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최종 소비자 요금이 동결되면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며 “여전히 205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와 치솟는 이자 비용, 그리고 향후 연료 가격 급등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지급 능력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회사 재무 악화는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IEEFA는 국영 전력회사인 태국전력청(EGAT)를 예로 든다. 2021년부터 태국 규제 당국은 발전 비용보다 낮은 전기 요금을 책정, 가격 인상을 제한했다. EGAT의 부채는 2022년에 43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후에도 소비자 전기요금은 여전히 발전 비용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EGAT가 요금 억제기에 떠안았던 대규모 적자를 회수하기 위해 비용 하락분을 요금에 바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 “재생에너지가 없었다면 유럽 전기요금 8% 더 높았을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가격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EU) 전력 소비자들은 신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 증가 덕분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1000억 유로를 절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의 신규 풍력과 태양광 발전 설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230테라와트시(TWh)에 달하는 고비용 화석연료 발전량을 대체했다. 이는 유럽 전역의 전력 도매가격 인하로 이어졌다. IEA는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이 없었다면 “2022년 유럽 연합의 평균 전력 도매가격은 8% 더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7. 지정학적 위기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한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EU는 ‘리파워EU(REPowerEU)’ 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더 높이고 에너지 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영국 싱크탱크 ‘엠버(EMBER)’ 분석에 따르면 2022년 EU에서 풍력·태양광 발전량(22.3%)은 처음으로 가스 발전을 넘어섰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5년 전체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광의 합계 비중은 30%에 도달해 EU 역사상 처음으로 가스(17%), 석탄(9.2%), 기타 화석연료(2.8%) 등 화석연료 합계 비중(29%)을 앞질렀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유럽의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만3042메가와트(MW)였으나 2022년 3만5986MW, 2023년 5만6902MW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그 결과 최근 위기 국면에서도 EU의 전기요금 상승은 러·우 전쟁 당시보다 제한적이다. 2022년 1메가와트시당 227.1유로까지 치솟았던 EU의 연간 평균 전력 도매 가격은 2026년에는 연초부터 현재(YTD)까지 108.8유로에 머물렀다. 유진투자증권은 EU가 러·우전쟁 이전엔 “러시아로부터 필요 에너지원의 약 30% 이상을 수입해 왔었기 때문에 에너지자립에 대한 필요성이 그만큼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위기는 아시아에서도 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베트남 은행 아카데미 연구팀은 아시아·태평양 주요 신흥국 12개국(2000~2021년)을 분석한 결과, 지정학적 위험이 재생에너지 소비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데이터의 변동성과 상호 영향을 보정하는 일반화 최소제곱법(GLS)으로 분석했을 때에도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신뢰수준(1% 유의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팀은 정치적 불안정과 국제 갈등은 화석연료 공급망 교란과 가격 상승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유도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8. 에너지 안보 우려는 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안보 우려가 최근 에너지 투자 확대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2025년 전 세계 에너지 투자 전망치는 약 3조3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재생에너지·원자력·전력망·효율 등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투자는 약 2조2000억 달러로 화석연료 투자(약 1조100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재생에너지(35.5%)와 에너지 효율 및 전기화(35%) 투자는 청정에너지 투자 증가를 이끄는 양대축이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2000년 약 350억 달러에서 2025년 약 7800억 달러로 22배 이상 증가했다. 에너지 효율 및 전기화 부문의 투자 역시 2020년 이후 급증해 2025년 7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자력은 전체 청정에너지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로 재생에너지(35.5%)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지만, 2021년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청정에너지 투자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서 발생했다. 중국을 필두로 한 인도·일본·한국과 EU 주요국이다. 이에 대해 IEA는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수입 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EU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가스 공급의 ‘탈러시아’를 위해 미국·노르웨이 등으로부터의 가스 수입을 늘리고, LNG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 정책도 병행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 당시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충격이 유럽 전반에 걸쳐 나타났기 때문이다.

[검증 결과]
– 중동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와 LNG 가격 급등은 한국처럼 화석연료 및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환율·발전비용·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재생에너지는 연료비 변동에 덜 영향을 받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에너지 가격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 지정학적 위기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한다. 러·우 전쟁 이후 EU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해 2025년 역사상 처음으로 발전원에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추월했다.
– 2000년부터 2021년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질수록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 다만,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가스 수입선 다변화, LNG 인프라 확충 등 화석연료 기반 대응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따라서 “중동 위기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한다”는 주장은 전반적인 흐름에서는 타당하지만,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단될 수 있다.
[근거 자료]
– Richard Smith&Maria Pastukhova, Chokepoints: A systemic threat to energy security for oil and gas importers, E3G, 2026.
– Simon Mundy, “Trump’s war will boost the clean energy sector he despises” , Financial Times, 2026.
– Sam Reynolds & Ramnath N. Iyer, “Iran tensions underscore the urgency of Asia’s renewables pivot for macroeconomic stability”, IEEFA (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 2026.
– Tran Thi Thu Huong & Hoang Tham Quyen, “Assessing the impact of geopolitical risks on renewable energy transitions-an empirical study in the Asia-Pacific Region”, International Journal of Innovative Research and Scientific Studies (IJIRSS), Vol. 8, No. 3, 2025.
– IEA, “World Energy Outlook 2025”, 2025.
– IEA, “World Energy Investment 2025”, 2025.
– IEA, “Renewable Energy Market Update – June 2023”, 2023.
– European Commission, REPowerEU Plan, 2022.
– Ember, “Overcoming fossil lock-in is pivotal for Asia to buffer against energy shocks”, 2026.
– Ember, “European Electricity Review 2023”, 2023.
– 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 (OIES), “Fossil fuel shocks and European electricity prices since the 1970s”, 2026.
–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 2026년 3월“, 2026.
– 한국석유공사, 2024년 국내 석유수급 통계 , 2025년 6월 27일 배포 보도자료.
– 한병화, “중동발 에너지 위기 : 에너지자립(=에너지전환)이 필수가 된 대한민국”, 2026. 2026년 4월 3일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 자료집 44쪽에서 재인용.
-임지우, “트럼프 강경 발언에 환율 20원 가까이 반등…1,519.7원”, 연합뉴스, 2026년 4월 2일.
- 작성 : 이경숙 리팩트 총괄
- 검토 :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 이 보고서는 리팩트 팩트체크 준칙에 따라 작성했습니다.
- 수정 이력 : 2026년 4월 2일 원/달러 환율의 장중 최고치는 1521원이 아니라 1524.1원이므로 이를 수정합니다.(수정일 4월 7일)